『목민심서』를 읽노라면 사람을 설득시키는 다산의 말솜씨가 정말로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역설적인 이야기로 남의 마음을 돌리게도 하고 극단적인 이야기를 통해 상대방을 설득시키려는 시도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한 구절을 보면 다산의 설득력을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너희들이 참으로 책을 읽고 싶지 않다면 내 저서는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만다. 내 저서가 쓸모없다면 나는 할 일이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흙으로 빚은 사람처럼 될 뿐 아니라 열흘이 못가서 병이 날 거고 이 병을 고칠 수 있는 약도 없을 것인즉 너희들의 독서는 내 목숨을 살려주는 것이다. 너희는 이런 이치를 생각해라.” 아들에게 독서를 권하는 간절한 아버지의 바람을 이렇게 간곡히 이야기 하는데, 어떤 아들이 책을 읽으려 하지 않겠는가요.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다. 진짜 욕심쟁이는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청렴하지 못한 사람은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廉者 天下之大賈也 故大貪必廉 人之所以不廉者 其智短也) ‘청심(淸心)’조항에 실린 이 이야기는 역설적이면서 큰 설득력을 지닌 내용입니다.

욕심이 없는 사람만이 청렴하게 된다는 보편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참으로 큰 욕심쟁이만이 청렴하다는 역설, 그렇기 때문에 지혜가 짧은 사람은 청렴할 줄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공직자가 된 사람의 최고 욕심은 최고위 공직자의 지위에 오르는 것 아닐까요. 그런 큰 욕심을 접고 눈앞의 조그만 뇌물에 현혹되어 중도에 흠집이 나거나 낙마하고 만다면 큰 욕심을 채울 방법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진짜 큰 장사꾼만이 청렴한 공직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국회의원도 지내고 장관도 지내고나면 대권에의 꿈도 꾸기 마련입니다. 그러려면 끝까지 가장 청렴한 생활을 해야지, 조그마한 뇌물에 유혹되면 끝장이 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지혜가 짧다는 것입니다.

돈이나 명예를 얻기로 한다면 국장의 지위보다는 대통령의 지위라야 더 크게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다산의 생각이었습니다.

다산연구소 박석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