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제목 : TIME, LINE 
참여작가 : 박종진
기간: 2018년 3월 10일~ 4월 1일
오프닝: 2018년 3월 10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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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공간 : 의외의조합
위치 : 서울시 중구 동호로17길 121 
전화번호 : 02-2235-3560
웹사이트: www.ooojh.co.kr 
              @ooojhooojh (인스타그램)
운영시간: 수-일 12-6 PM (월,화 휴무)
관람료 : 무료


의외의조합은 2018년 3월 10일부터 4월 1일까지 박종진 개인전 『TIME, LINE』을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은 새로운 시도의 과정과 결과를 밀도있게 정리한 전시로 작가 타임라인의 두 번째 꼭지로 볼 수 있다. 작가는 종이에 한장씩 슬립을 발라 겹겹이 쌓고 이를 구워 완성한 Artistic Stratum 시리즈를 선보인다. 수천장의 겹은 무수히 많은 선(Line)으로 보여지고 이는 작업 과정의 시간(Time)을 직관적으로 나타낸다. 전시장의 동선을 따라 길게 설치된 원형 좌대는 각각의 작업들을 개별로 나열함과 동시에 모두 하나로 연결시켜주어 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시간성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작가 작업 초기의 백자 작업들과는 전혀 다른 시작점을 가진다. 전통적인 도자의 유선형과는 사뭇 다른 기하학적인 형태를 띄고 있으며, 두개 이상의 색을 가진 레이어가 반복적으로 점층되어 무늬를 만들기도 하고 형광색에 가까운 원색들이 현란한 바이브레이션을 발산하기도 한다. 그 질감은 불확실하고 불완전하다. 흔히 생각하는 도자의 표면
처럼 사람의 손으로 빚어낸 느낌이 아닌 전동 공구로 깎아낸 표면은 불완전한 질감과 대비되어 왠지 어색한 듯 깔끔하다. 작업물의 가장자리는 바닥과 맞닿을때 자연스럽게 부스러지기도 하는데 백자가 가진 비무결성의 특성과는 정반대에 놓여있다.
종이는 형태를 잡는 과정에서의 재료로써만 사용될 뿐 결과물에서는 그 존재가 삭제된다. 가마에서 구워지는 동안 타 없어지기 때문인데 그 흔적만이 전이되어 종이를 흙으로 박제한 것같은 결과물을 갖는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결과가 너무나 종이같아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본디 무엇을 담는 용도인 그릇이라는 기본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 독특한 제작 방식과 켜켜이 쌓인 층 사이의 틈새는 도자로서의 역할마저 다시 삭제한다. 무엇을 담아 가둘 수 없는 도자기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묻게 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인가?
Artistic Stratum 시리즈는 용도가 없다. 익숙한 줄무늬와 일상 재료인 종이의 질감을 가진 이 도자기는 쓰임이 없음에도 일상 생활 속에 놓이기에 아주 적합해 보인다. 도리어 그릇이라는 용도에 충실한 백자보다도 위화감이 없다. 일상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만 수천 겹이 주는
존재감과 다양한 매력은 시선을 자꾸 머물게 한다. 도자를 공예라는 틀에 가두어 어떤 용도가 있어야 한다는 선입견에서도, 점잖은 좌대 위에 모셔져 위용을 뽐내야 한다는 선입견에서도 벗어나 그저 하나의 작품으로 존재하는 것, 이것이 작가가 관람객들로 하여금 느끼길 원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새로운 시도는 어쩌면 작가에게 자유를 주었는지도 모른다. 현대 도예가들이 어쩔 수 없이 갖게되는 역설적인 고민들 속에서 새로운 해결 방향을 모색하는 그의 대담한 시도를 응원하고 싶어진다. 박종진 작가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 지는 이유이다. 황은지/ 의외의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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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새롭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한편 그동안 가지지 못했던 생각의
여유를 즐기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해안가에는 가파르게 깎인 지층 형상이 장엄한 광경을 연출하였다. 그 앞에선 나는 자연스레 나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되었으며, 그 시간의 겹이 쌓여 만들어진 아름다운 광경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되었다. 단지 시간이 흐르며 쌓인 것뿐인데 왜 아름답게 느껴질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시간의 깊이’에 반응하는 것은 아닐까? 그와 같은 가정을 기반으로 수행한 조형적 실험은 많은 가능성으로 다가왔으며, 현재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물성을 찾아가고 있다.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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