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의미를 전할수 있는 번역어는 없다.' 특히 원어 속에 여러가지 함의가 담긴 경우에

그러하다. 


크래프츠맨쉽 craftsmanship이라는 말은 공예 분야에서 어떤 단어보다도 중요하게 자주 

쓰이는 말이다. 키워드인 셈이다. 그런데 번역이 쉽지 않다. 


보통 '장인정신'으로 번역되나(많은 역서에서 이렇게 번역된다), 본래의 뜻과 어긋나 혼동하는 

경우가 많고, 나아가 이 말의 주체인 제작자, 장인들의 모습을 왜곡하거나 신비화한다. 


사실  craftsmanship 속에는 우리 말 '장인정신'이 환기하는 "(특별한 종류의) 정신적인 능력 혹은 

자세"라는 뜻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보다는 어떤 사물을 잘 만들 줄 아는 실행능력, 즉 물리적인

(신체적인) 기술/기량을 주로 뜻한다.  


예를 들어 영어권에서, 어떤 사람(작가)를 일컬어 "크래프츠맨쉽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야"라고 

말한다면, 대부분 그 의미는 "그 작가는 참 (손)기술이 뛰어나", "기술이 정말 잘 갖춰졌어"라는

뜻이다. 


그러면 우리말로 어떤 것이 보다 합당한 번역어 일까. 내 생각으로 "장인기술" 정도가 될 것 같다. 

반대로 정신적인 의미가 제거된다는 우려도 있으나 어차피 한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면 주된 의미, 

빈번한 용례를 따르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리고 '기술'이라는 말 속에도 어느 정도의 정신적 능력이 

담겨있다.)


반갑게도, 최근에 읽은 M. 크로포드의 '모터사이클 필로소피'(흥미로운 장인의 이야기다!)에서는 

크래프츠맨쉽을 '장인기술'로 번역했다. 훨씬 매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