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가진 위대한 능력 중에 하나는 상징 능력이다.

인간은 home sapiens, homo faber 라고 불리는 것 처럼 home simbolicus 라고도 불린다.

상징은 무엇인가. 인간의 생각을 외부세계(매개)에 꺼내어 담는 행위, 이를 전하는 방식이다. 

이 행위는  언어와 예술을 통해 정교하게 분화되면서 사람들 사이에 의미를 만들고 소통하는 주요 기제가 된다.

근대 이후의 미술은 '정신적 개념을 다루는 상징행위' 만을 독립시켜

소위 '순수미술fine art'라고 명명했다.

 

미술의 넓은 스펙트럼 속에서,  이 정신적 상징 행위의 반대편에 있는 것은 

'실체'를 다루는 일이다.  정신세계와는  다른 뿌리, 즉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물질과 사물에서

파생하는 의미를 캐내고 이를 나누는 행위이다.

우리의 몸 처럼 이 땅에 현존하는 물질을  변형하거나 생산하고

의식주의 실존 공간 속에 대입시키면서 의미를 만드는 일,

이것이 역사를 통해 미술이라는 거대한 강을 만든 또하나의 수원水原이었던 것이다.

 

 

순수미술이 상징symbol을 만드는 것이라면, 공예는 사물thing을 만드는 것이다.

 

 

현대 공예의 다양한 현상과 상호교류적인 진화 과정을 생각할 때

미국의 미술평론가 하워드 리사티의 이 말은 지나치게 이분법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술의 근원에 대한 이해와, 미술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서도

이 '원론적' 구분은 여전히 중요하며 유효하지 않을까.

더욱이, 과잉 상징과 이미지의 범람이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사회에서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