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르겠어요 

    


'나는 모르겠어요'라는 두 마디의 말을 나는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 말에는 작지만 견고한 날개가 달려 있습니다.

그 날개는 우리의 삶 자체를, 이 불안정한 지구가 매달려 있는 광활한 공간으로부터

우리 자신들이 간직하고 있는 깊은 내면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만들어 줍니다.

만약 아이작 뉴턴이 '나는 모르겠어요'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사과가 그의 눈앞에서 우박같이 쏟아져도 그저 몸을 굽혀 열심히 주워서

맛있게 먹어치우는 것이 고작이었을 겁니다.

 

만약 마리아  퀴리가 자신에게 '나는 모르겠어요'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월급을 받고 양갓집 규수들에게 화학을 가르치는 가정교사로 남아 있었을 것이고,

그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며 생을 마감했을 것 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에게 '나는 모르겠어요'를 되풀이했고, 결국 이 말이 그녀를 두 번씩이나

이 곳, 영혼의 안식을 거부한 채 영원히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노벨상이라는 선물로 보답해주는 스톡홀름으로 인도했습니다.

 

시인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시인이라면 자기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나는 모르겠어요'를 되풀이해야 합니다.

시인은 자신의 모든 작품들을 통해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시인은 자신이 쓴 작품에 마침표를 찍을 때마다 또다시 망설이고, 흔들리는 과정을 되풀이합니다.

이 작품 또한 일시적인 답변에 불과하며,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통감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 번 더',  또다시 '한 번 더', 시도와 시도를 거듭하게 되고,

훗날 문학사가들은 어떤 시인이 남긴 계속되는 불만족의 징표들을 모두 모아 커다란 클립으로 철하고는

그것들을 가리켜 '시인이 일생 동안 쓴 작품'이라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 1923-2012

폴란드의 여성시인

1996년 노벨 문학상 수상식 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