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은보화 : 한국 전통공예의 미 ]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2013. 3. 27 - 6. 2

 

 

삼성미술관 리움 전시회 ‘금은보화-한국 전통공예의 미’

 

금은 희귀하다. 녹슬지 않아 번쩍거림이 지속된다. 그런 탓에 힘센 자들이 눈독을 들여왔다.

금이 권세와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 또한 금은 잘 펴지고 잘 늘어난다.

섬세하게 가공할 수 있어 장인들이 기량을 겨루는 전선이 된다.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는 ‘금은보화: 한국 전통공예의 미’ 전시는 금을 둘러싸고 벌어진

욕망의 자장과 장인 정신을 만날 수 있다.주된 전시품목은 관, 귀고리, 목걸이, 팔찌, 반지, 버클, 허리띠, 비녀, 노리개 등

남녀 장신구와 잔, 접시, 대접, 병, 합, 주전자 등 식기, 그리고 칼, 마구(말갖춤) 등의 위세품. 세속의 권력과 권위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여기에 사리기·함, 사경, 불상, 보살상, 사천왕상 등 미래 혹은 내세의 평안을 기탁하는 종교적 도구들이 더해지면

금 세공품은 완벽한 권력의 상징이 된다.

 

전시 유물들은 대부분 주검과 함께 묻었던 부장품들이다. 1세기부터 20세기까지 낙랑, 가야, 신라, 백제, 고려, 조선 등

모든 왕조를 아우른다. 리움 소장품을 중심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국립경주·공주·춘천박물관,

불교중앙박물관, 통도사성보박물관, 고려대박물관, 동아대박물관, 호림박물관, 미국 보스턴박물관 등에서 빌려온

유물들이 모두 65점에 이른다. 국보 9점, 보물 14점이 포함되어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는 ‘금은보화’전에는 정교한 귀금속공예 유물이 대거 선보인다. 위부터 은제도금 주자 및 받침, 금동대세지보살좌상, 서봉총 금관.
 
 
 

눈여겨볼 것은 신라와 가야의 금관. 돋을새김에 금박편을 다는 형식은 같은 듯 다르다.

경주 서봉총 금관(보물 339호)은 나뭇가지에 봉황 장식이 화려하고 가야금관(국보 138호)은 풀꽃모양 장식이 단아하다.

화려함의 극치는 평양 대동강변 석암리 9호분에서 출토된 낙랑국의 금 버클(국보 89호). 표면에 어미용 한마리와

새끼용 여섯마리를 새겼으며, 금알갱이와 금실을 녹여붙이고 터키석 7개를 박았다. 이러한 누금 세공법은

신라 귀고리인 금제태환이식(보물 557호)으로 이어진다.

 

고려에 이르면 은 세공이 활발해진다. 지방 호족을 기반으로 한 당대 귀족사회에서 실용성과 미감을 함께 갖춘

은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현존하는 유일한 고려시대 은 주전자인 ‘은제도금 주전자 및 받침’에는

고려의 금속 공예 기술이 집적돼 있다. 대나무 조각 25개를 이어붙인 형상의 몸통에 주둥이는 죽순, 손잡이는

시누대, 뚜껑은 연꽃 모양인 것이 교묘하다. 1935년 보스턴박물관이 일본인한테서 사들인 명품인데,

2009년 한국박물관 100주년 기념전에서 전시된 바 있다. 12세기 은제도금 탁잔, 조문 표형병, 장도집, 팔찌 등에

오돌토돌한 문양이 아주 특별하다. 은판을 안팎에서 두들겨 입체 문양을 새기는 타출기법이다.

상감청자 문양에 금칠한 ‘화금청자 접시’도 보인다. 원 황제한테 진상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당시 국제관계의 단면을 보여준다. 보상당초문봉황합(국보 171호), 청동 운룡문 향완(국보 214호)은

청동에 무늬를 음각하고 은을 두드려 넣은 은입사 기법이 아름답다.

이러한 기법과 장식, 문양은 무척 정교해 맨눈에는 잘 안 보인다. 전시장 곳곳에 비치된 고해상도 모니터로

확대해 보면 장인의 수고로움이 확실하게 보인다.

 

 전시는 6월2일까지. 월요일 휴무. 일반 7000원, 초중고생 4000원. 영화와 미술의 관계를 조명한

‘미장센-연출된 장면들’ 전도 함께 볼 수 있다.

 

사진 리움 제공. 신문기사 옮김